안녕하세요, 필름사진 찍는 임소금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네요.
레인부츠와 장우산을 들고 나오면 비가 그친다는 국룰에 따라,
어제도 오늘도 레인부츠와 장우산을 들고 출근했지만
비가 그칠 기미는 안 보이네요.
(젠-장)
그래도 지붕 있고 에어컨 있는 사무실에 앉아 비 내리는 창문을 보고 있자니,
왠지 센티해지고 온 세상이 흑백사진으로 보이네요..
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흑백필름을 한 롤 보여드리려고 빌드업 좀 해봤습니다.
최근에 핸드폰으로 흑백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요,
저는 컬러사진보다 흑백사진이 훠어어어얼씬 어렵다고 느낍니다.
다양한 컬러로 이미지를 담아내는 것보다
흑과 백 그 사이에서 다양한 디테일을 살려야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나 흑백필름작업은 필름의 특성, 현상 약품, 현상 시간, 스캔작업자등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확연히 달라지는 아주 예민한 작업입니다.
정밀한 작업을 하시는 작가님들은 현상약품의 브랜드를 골라 사용하고,
자기만의 현상액 배합비율을 가지고 계실정도로
흑백필름의 결과물은 촬영하고 현상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재밌는 작업입니다.ㅎㅎ
오늘 제가 보여드릴 필름 한 롤은 KODAK Tri-X 400이라는 필름인데요,
최근에 구매해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KODAD TX 400이라는 네이밍으로 판매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Kodak의 Professional Tri-X 400 흑백 네거티브 필름은 다양한 촬영 조건을 위해 설계된 고전적인 고속 팬크로매틱 필름입니다. 미세한 입자 품질, 눈에 띄는 가장자리 선명도 및 높은 분해능을 특징으로 하는 Tri-X 400은 또한 일관된 톤으로 넓은 노출 위도를 나타냅니다. 표준 흑백 화학에서 개발되었을 때 공칭 감도는 ISO 400/27°이며, 푸시 처리에 잘 반응합니다. Tri-X 400은 다재다능하고 다재다능한 필름으로, 어려운 조명 조건에서 촬영할 때뿐만 아니라 좋은 깊이를 요구하거나 더 빠른 셔터 속도를 필요로 하는 피사체와 작업할 때도 표준 선택 사항입니다.
이라는 B&H의 상품설명을 참고하시라고 첨부해 드리고요.
저는 흑백필름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게 올드렌즈, 올드카메라와 만났을 때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지금은 떠나보낸) ROLLEI 35S와 함께 촬영해 보았습니다.
ROLLEI 35S는 목측식 셔터와 경통렌즈 등으로 매우 작은 카메라이지만,
결과물은 아주 묵직하고 든든한 어르신입니다.
칼핀을 좋아하고, 근거리 촬영을 즐기는 저에게는 너무 어려운 카메라였고,
지인분이 양도를 원하셔서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보내긴 했지만,
그때 찍은 흑백사진 결과물을 보면 아쉬운 마음에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바라게 되는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ROLLEI 35는 시리즈가 정말 많은데요, (35, 35S, 35T 등등..)
저와 함께했던 ROLLEI는 35S였습니다.
렌즈는 무려 Sonnar 40mm F2.8이었어요.
작은 렌즈치고는 선예도, 밝기 어떤 면에서도 빠지지 않는 훌륭한 렌즈였죠.
게다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2세가 ROLLEI 35S 골드 모델을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며
여왕의 카메라라는 닉네임이 붙기도 했답니다.
작지만 가볍지 않고, 묵직하고 믿음직스러운 결과물을 주던 든든한 친구였지만,
목측에 적응하지 못한 제가 문제였습니다.ㅎㅎㅎ
하지만 아직 저는 ROLLEI XF, ROLLEI FLEX 등 다른 친구들과 함께하니 언젠가 또 만날 수 있겠죠.
말이 너무 길어졌군요,
그럼 이제 드디어 필름 한 롤, 시작합니다.
아마 오후반차를 내고 사진을 찍으러 가야지 했던 날인 거 같아요.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
그 시절 제 삼실책상 꼬락서니입니다..
어딜 다녀오던 길이었을까요...?
경춘선인 거 같은데..?
이제는 낯선 마스크 필수 착용 POP가 보이네요.
그래요, 그런 시절이 있었답니다.
아마 청량리 쪽에서 외근이 끝나고 도망가던 길이었나 봐요.
노출계가 오락가락하는 거 같아서 두장으로 시험해 보려고 했었지만,
모름지기 필름이란 의도와 실수가 만나 우연한 순간을 기록하는 매체가 아닐까요?
(변명도... 참...)
흑백으로 찍어보고 싶었던 DDP에 도착했습니다.
자유를 갈망하는 조형물의 뒷모습부터 시작..
곡선이 아름다운 DDP
그 곡선에서 부드럽게 그라데이션 되는 빛.
선명한 명암과 부드러운 계조..
하늘이 참 예뻤던 날이었는데요,
찍을 당시에는 컬러필름이 아쉬웠지만,
지금 보니 흑백으로 기억된 그날도 참 좋네요.
흑과 백 사이의 수많은 컬러가 느껴지시나요?
도톰한 옷을 입은 거니..
도톰한 살인 거니..
제가 좋아하는 구름사진이에요.
흑백은 참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구름의 질감이 느껴지시나요?
컬러필름에선 느낄 수 없는.. 아름다운 질감과 그레인입니다.
전 흑백으로 하늘 찍는 걸 좋아해요.
컬러와는 또 다른 하늘의 질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특히 구름이 많은 날은 더더욱이!!
DDP의 곡선은 많은 사진쟁이들의 피사체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전 아직도 DDP를 찍는 게 많이 어려워요.
어떻게 찍어야 잘 찍을 수 있을까요?
잘 찍기보다는 즐겁게 찍자가 취진사(취미+사진사)인 저의 모토이지만,
DDP는 정말 잘 찍어보고 싶습니다.
어르신의 뒷모습이 멋져 한참을 바라보며 찍어봤습니다.
저도 저런 멋진 뒷모습을 가진 어른이 되고 싶네요.
위에랑 똑같은 사진 아닙니다....
아마 근처 직장인이신 듯..
들어가기 싫은 그 마음.. 제가 잘 알죠.. 암요 암요...
유쾌한 어머님들과 쓸쓸히 걸어가시던 아버님.
전 뒷모습을 좋아하나 봐요..
호호호
이건 노출오버가 나버렸네요..
하늘이 하얗게 날아가버렸어..ㅠㅠ
현상소 쪽으로 건너가며 마지막 컷을 찍어봅니다.
어느 날의 오후를 추억해 봤는데요,
흑백으로 기록된 그날의 그 순간들이 저에게는 컬러보다 선명하게 기억나네요.
업무가 일찍 끝나고 작은 카메라와 함께했던 DDP산책.
오늘도 빠른 퇴근을 기원하며,
이렇게 한 롤 잘 찍었습니다!!
ROLLEI 35S
Carl Zeiss Sonnar 40mm F2.8
KODAK Tri-X 400
망우삼림_노리츠 스캔
(동대문에서 끝났는데 왜 중앙칼라에서 안 했지?)
(응, 그때는 중앙칼라가 흑백을 외주로 맡기셨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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