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7 아빠의 그라인더 평소의 주말 아침이었다면 늘어지게 자고 있었을 오전 10시 반이지만, 오늘은 11시에 출발하는 광주행 SRT를 놓칠까 정신줄을 부여잡고 호다닥 지하철 출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연신 핸드폰 화면의 티켓 좌석번호를 확인해 본다. 어정쩡한 표정으로 인사하는 역무원을 지나쳐 두리번거리며 좌석을 찾아 앉은 뒤에야 늦을까 긴장했던 마음이 탁 소리를 내며 풀어진다. 오랜만에 꺼내입은 화려한 플라워패턴의 롱원피스와 찰캉찰캉 소리를 내는 체인핸드백이 어색해서인지 자리에 앉아서도 옷매무새를 이리저리 정리해 보지만, 아침 일찍 서둘렀던 마음처럼 원피스 끝자락도 내 맘처럼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침부터 서두르는 와중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곧 열차가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고, 의자.. 2024. 2. 5. 부서진 순두부 모든 관계는 노력하지 않으면 상대방과 나 사이의 텐션은 늘어지고 만다.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도, 상대방의 노력만으로도 유지되기 힘든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힘이라고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서로가 없으면 죽을 것 같이 간절히 사랑했던 연인도, 하루에 2시간씩 통화하고 만나면 또 할 말이 많았던 어떤 시절의 가장 가까웠던 친구들도, 결국 시간 앞에서는 그 단단했던 유대감이 흐물흐물한 순두부처럼 부서지고 마는 것이다. 부서진 순두부 같은 유대감은 연인, 친구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사이에서도 피할 수 없다. 형제들은 각자의 가정을 갖게 되고, 살아가는 서로의 시간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다 보면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는 게 가족일지도 모른다. 그 관계들 안에서 누군가는 늘어지는 관계에 쿨하게 떠나기도 하고.. 2024. 2. 5. [ROLLEI 35S / KODAK Tri-X 400] 어느 날의 오후 안녕하세요, 필름사진 찍는 임소금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네요. 레인부츠와 장우산을 들고 나오면 비가 그친다는 국룰에 따라, 어제도 오늘도 레인부츠와 장우산을 들고 출근했지만 비가 그칠 기미는 안 보이네요. (젠-장) 그래도 지붕 있고 에어컨 있는 사무실에 앉아 비 내리는 창문을 보고 있자니, 왠지 센티해지고 온 세상이 흑백사진으로 보이네요.. 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흑백필름을 한 롤 보여드리려고 빌드업 좀 해봤습니다. 최근에 핸드폰으로 흑백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요, 저는 컬러사진보다 흑백사진이 훠어어어얼씬 어렵다고 느낍니다. 다양한 컬러로 이미지를 담아내는 것보다 흑과 백 그 사이에서 다양한 디테일을 살려야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나 흑백필름작업은 필름의 특성,.. 2023. 7. 14. [NIKON FM3A / CINESTILL 400D] 새로운 최애의 등장! 안녕하세요, 필름 한 롤로 오랜만에 찾아뵙는 임소금입니다. 창밖엔 어마어마한 비가 내리고, 점심은 잔뜩 먹어서 졸린 오후 4시 (정확히는 4시 10분). 오랜만에 필름 한 롤 보여드리려고 왔습니다. (사실 내 티스토리에 독자분이 오신 거죠) 여하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의 최애필름은 KODAK ULTRAMAX 400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최애와 차애의 갭이 크지는 않지만, 지난 22년 CINESTILL에서 400D 필름이 새로 출시된 후 저의 최애는 CINESTILL 400D가 되어버리고만 것입니다!! CINESTILL은 지난 21년 사전구매신청을 받았고, 22년 초 런칭했습니다. 'D'가 붙었으니 Daylight type 컬러 네거티브 필름이고요, KODAK VISION3 250D 필름의 렘젯.. 2023. 7. 13. [ROLLEI 35S / Ilford HP5 400] 흑과 백 사이의 무언가. 안녕하세요 임소입니다 오늘은 제가 제일 어려워하는 필름, 흑백필름을 소개해드릴려고 해요. 색이 없어 심플할거 같지만, 그 어떤 컬러보다 섬세하게 표현되고, 찍히는 흑백필름. 그런 흑백필름이 저는 제일 어렵더라구요. 흑백으로 표현되는 세상이 컬러보다 단순명쾌할때도 있지만, 심오하고, 디테일하게 표현될 때가 더 많은거 같습니다. 이번에 사용한 HARMAN사의 ILFORD HP5 400 흑백 네거티브 필름은 다양한 촬영 환경에서 일반용도로 설계된 전통적이고 다재다능한 필름이고, 노출의 범위가 넓은 편입니다. 노출범위가 넓기때문에 혼합조명과 난이도 조명에 잘 반응하며, 전체적인 제어를 위해 중간 대조를 제공한다고 하네요. 다양한 조명조건에서 일반 사진작업에 이상적인 필름이라고 하니, 초심자분들도 조금 마음편하게.. 2021. 7. 18. [NIKON F3 / Cinestill 50D] 부산,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안녕하세요 임소금입니다. 지난번 씨네스틸 800T를 소개시켜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씨네스틸 50D를 안보여드릴 수 없겠죠? 씨네스틸 50D는 KODAK VISION3 50D 영화용필름을 램젯층을 제거하는 후작업을 거친 필름이구요, 일반 네거티브 필름과 같이 C-41 프로세스로 현상 할 수 있습니다. 필름값은 비싸지만, 현상료는 편안- ☺️ 씨네스틸 50D는 저감도 필름인 만큼 아주 고운~그레인을 보여줍니다. 800T와는 다르게 뭔가 보들보들한 색감이에요! (벨벳같은 느낌의 색감!) 참, 800T의 T는 Tungsten 의 T, 50D의 D는 Daylight 의 D 입니다. T와 D는 빛의 파장값에 따라...어쩌고 저쩌고.. 이건 따로 설명 드리는게 좋을거 같아요. 당신에게는 앞으로 스크롤 지옥이 남아있으니.. 2021. 7. 17. 이전 1 2 다음